잊지 않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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깬다.

2009/04/17 02:20 | Posted by B군
혼자 마시는 술은 잘 취해서 좋다. 적당히 취할 수 있다.
그치만 이 또한 쉽게 깨어날 수 있다는 거

어느 순간 누군가가 머리 속에 그려질 즈음엔 어김없이 술로써 그를 지운다.
미련하지만 이처럼 쉬운 방법이 또 있을까.

사건은 또 하나의 사건으로 지울 수 있는가?
아니면 단지 가려지는 것인가?

신문지상을 가득 메운 한 사람이 나를 아프게 한다.
할 말이 없다.
자위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진실, 그 하나 뿐.

옛날 사람은 어둠(에레보스)과 밤(뉙스) 사이에서 빛(에테르)과 낮(헤메라)이 생겨났다고 믿었단다.
지금 상황에 빗대면 어떨까?

이 세상에 순결무구한 것은 없으니,
몸과 영혼이 합쳐진 순간부터 온갖 사건들을 만들어 낸다.
먹고, 싸고, 숨쉬고, 내뱉고.
이것이 다시 분리되는 순간까지 어쩔 수 없는 것이다.
그러니 너무 그러지 말자.
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머리, 남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입, 들어줄 수 있는 귀, 말을 소화할 수 있는 배, 느낄 수 있는 가슴, 이것이면 되지 아니한가.

...

서서히 머리 속에 그가 다시 떠오르는 걸 보면 술이 깨고 있는 게 분명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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